미국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자 너새니얼 호손의 대표작 『일곱 박공의 집』. 심리학적 접근법과 청교도적 도덕의식으로 인간 근원의 어두운 본성을 파헤치는 작가 특유의 문학적 화두가 잘 드러난 작품으로, 탐욕과 위선의 문제를 통해 변화하는 19세기 미국의 사회상을 보여준다. 비밀스러운 고택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죽음들과 그에 얽힌 진실을, 사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그려내고 있다.

『일곱 박공의 집』은 핀천이라는 한 가문의 이야기인 동시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19세기 미국 사회에 대한 그림이기도 하다. 일곱 박공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청년 홀그레이브는 은판 사진사라는 직업이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글을 쓰는 일을 즐기고 새로운 사상을 주장하는 모임에 나가 어울리는 모습에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고정된 것, 지나간 것을 거부하는 새로운 시대상을 상징한다.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 핀천 판사가 사망한 뒤 헵지바와 클리퍼드가 집을 벗어나 처음으로 올라타는 기차이다. 반면 여기저기 낡고 음울한 기운이 깃든 ‘일곱 박공의 집’은 현재를 내리누르고 지배하는 세습 질서를 상징한다. 현실 감각이 없고 무기력한 헵지바 역시 쇠락해 가는 지난 세대, 유명무실해진 상류층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