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상상력으로 장르 간의 경계를 해체해온 소설가 오현종의 여섯번째 장편소설 『옛날 옛적에 자객의 칼날은』 은 화살과 표창이 날고, 검광이 번득이는 무협 서사다.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자객열전」 속 인물 ‘섭정’에 매료된 오현종은 이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 줄기를 뻗어나간 끝에, 2010년부터 동명의 단편소설들을 연작 형식으로 발표한 바 있다. 단편 한 편으로는 속에서 끓는 이야기를 다 할 수 없어 연작소설로 이어나가고, 급기야 장편의 형태로 완성해내기 위해 오랜 시간 개고를 거듭한 작가의 집요한 노력은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의 ‘이야기하고자 하는 열망’의 대변이기도 했다. 오현종의 각고(刻苦)의 결정체인 이 소설은 가상의 무대를 활보하는 자객들의 끝없는 복수극이자, 옛이야기의 요소들을 현대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녹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