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18세기 서간체 소설을 연상시킨다. 이메일을 통한 그들의 세련된 대화는 고전시대 낭만주의자들만큼이나 장난스러우면서도 고상하다. 끊임없는 반어법과 빠른 속도감으로 군더더기 없이 심리를 묘사하고 감정의 솔직한 흐름을 담아낸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매력은 에미와 레오의 심리전에 있다. 초연한 태도를 일관하던 한 쪽이 갑자기 몰아칠 때면 다른 한 쪽이 쿨하게 자기 페이스를 유지한다. 특히 언어심리학자 레오는 담백하면서도 은근한 고난도의 전술을 펼친다. 사랑에서는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 때문일까. 상대에게 패를 쉬이 보이지 않는다. 매번 톡톡 튀는 재치라면 에미도 만만치 않다. “내가 예스라고 말하면 당신은 노라고 말하지. 당신이 굿바이라고 말하면 나는 헬로라고 말하지(I say yes, you say no. You say goodbye, hello.)”라는 비틀스의 노래가사처럼, 에미와 레오는 끊임없는 밀고 당기를 되풀이한다. 하지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두 사람은 현실에서 멀어져간다. 밋밋한 일상으로 가득한 현실에서 온전히 그리워할 수 있는 대상은 가상공간에나 있는 것 아닐까? 하지만 그런 사랑이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독일 현대문학에서 가장 매혹적이고 재치 있는 사랑의 대화”라는 호평을 얻은 이 책은 2006년 독일에서 출간된 이래 수년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도서전협회와 독일서점협회가 주관하는 독일어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독일 아마존에서 현재까지도 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