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 오늘 저희가 부모와 자식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 나누면서 두번째로 가지고 온 책은 바로『자살의 전설』입니다.
허희 :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자살의 전설』은 그저 한 권의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죽은 제 아버지 그 자체 입니다.” 이렇게 밝혔고요. “10년간 이 책을 쓰는 동안 아버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내게 살아 돌아왔다. 자살에 따른 사별은 수치와 분노죄의식과 부정 따위가 복잡하게 얽힌 기나긴 역정이다. 책을 쓰는 행위는 치유 이상의 치유가 되어주었다. 허구의 세계에서 우리는 가장 추악한 삶조차 감내하고 아름다운 대상으로 치환할 수 있다. 동시에 어떤 점에서는 죽은자를 되살리기도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현 : 13세 살 정도 된 소년이 어느날 갑자기 같이 살지 않는 아버지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떤 감정에 휩싸이게 될지 상상하는 것 조차 힘드네요.
허희 : 어떤 이별이냐에 따라서 받아 들이는 정도가 큰 것 같아요. 물론 사별도 힘든 고통이지만 자살이라는 것은 그것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쩔 수 없이 이별하게 된 것과 그 사람의 결단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은,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되죠.